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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걸릴 수 있는 자가면역질환 ‘류마티스관절염’

달콤 소나기 2020. 5. 22. 07:44

 

관리 잘 하면 완치 가능···발병원인 아직 몰라

류마티스관절염은 여러 부위의 관절에 동시다발적으로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불명의 만성염증성질환이다. 100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지만 정작 이 질환에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10여년 전에는 류마티스관절염에 대한 정보 자체가 적은 것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각종 매체의 발달로 올바르지 않은 정보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쉽게 퍼져 나가는 것이 오히려 문제다.

최근 사람들은 몸에 이상이 생겼다고 느껴지면 병원을 찾기보다는 우선 증상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 자가진단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시도하다가 병을 더 키워 병원을 찾는 사람이 생기는 이유다.

혼자서 병을 이겨보려다 결국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에도 이런 경우가 꽤 많다. 이들은 “류마티스관절염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을 진단받았다고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과거와는 달리 예후가 좋고 의학발달로 완치까지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잘못된 정보로 병 더 키우는 경우 많아

25살에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받은 K씨는 벌써 15년째 류마티스관절염과 싸우고 있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 시절도 있었다. K씨는 “치료시기를 놓쳐 처음에는 생활 자체가 안 될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류마티스를 삶의 동반자로 생각한다”며 “꾸준한 관리와 약물치료로 병의 진행을 막고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자가면역질환은 몸을 지켜야 할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자기 자신을 공격대상으로 인식해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이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후 발병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계상 20대 중후반에서 40대 여성환자가 많고 폐경초기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아 호르몬과 연관됐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지만 사실 류마티스관절염은 여성 뿐 아니라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이다.

아침에 몸 뻣뻣하고 손 심하게 붓는다면 의심

류마티스관절염의 초기증상으로는 피로감, 식욕부진, 전신 쇠약감, 잦은 고열, 애매한 근육통과 관절통 등을 들 수 있다. 이후 활막염이 발생하는데 이 증상만으로는 진단이 어렵다. 관절 속의 활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관절액이 증가해 관절이 붓고 통증이 시작되며 이를 시작으로 점점 주위의 연골과 뼈까지 염증이 퍼져 관절 파괴와 변형을 가져온다.

또 특징적인 증상으로 ‘조조강직’을 들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해지고 움직이기 힘들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 움직임에 불편이 없어지는 현상이다. 보통 조조강직은 기상 후 1시간 내외로 발생하며 강직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특히 손 관절 부위는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에서 중요한 요소다. 아침마다 조조강직과 함께 손이 퉁퉁 붓는 사람이 대다수다. 손을 만지기만해도 아프고 움직임이 불편해지며 손바닥에 홍반이 동반되기도 한다. 손 부위의 증상은 류마티스관절염의 진단과 질병의 진행정도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류마티스관절염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단순히 관절만 아픈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관절통이 느껴지며 염증으로 인해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자칫하면 관절손상 뿐 아니라 심혈관계질환, 동맥경화, 골다공증, 세균감염, 폐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는 것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진단은 류마티스인자의 유무를 확인하는 다양한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변화소견, 관절이 3개 이상 붓고 말랑말랑해지며 통증이 6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증상완화단계’ 넘어 완치 바라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용범 교수는 “현재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의 목표는 완치”라며 “류마티스관절염은 조기발견으로 염증조절만 잘 되면 얼마든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여년 전만 해도 류마티스관절염은 불치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치료제 발달과 스테로이드호르몬제 등장으로 점차 치료법이 발전해왔다. 또 면역분야 연구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어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고 관리만 잘 한다면 완치도 더 이상 꿈같은 일이 아니다. 특히 발병할 경우 1년 내에 관절변형이 오는 만큼 적극적인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보통 일반인들은 완치의 개념을 ‘병 자체가 없는 상태’를 생각하기 때문에 완치라는 말은 애매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박 교수는 이에 대해 “관해(일시적이든 영속적이든 증상이 감소한 상태)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연히 병이 완벽하게 사라지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병이란 관리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시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암을 극복한 환자들이 자신의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모니터링 기간을 가지듯이 류마티스관절염 역시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히 자신의 몸을 지켜보는 모니터링기간이 계속돼야 한다. 특히 몸이 다시 아플 것 같은 조짐이 보일 경우 지속적 약물관리는 필수다. 박 교수는 “과거에 비해 완치가 쉬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류마티스관절염은 분명히 예후가 좋은 질환으로 치료기간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