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생활정보

앨리스 증후군이란

달콤 소나기 2020. 5. 28. 11:22

마치 현실이 동화 속 세상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주인공이 경험한 현상이다. 병명은 ‘앨리스 증후군’이며 신체 형상이 왜곡돼 보이는 것이 증상이다. 과연 ‘앨리스 증후군’이 드라마에서 표현된 것만큼 로맨틱한 질병일까?

 

 

‘어느 날 35세의 남자가 병원을 찾았다. 그는 일주일 전부터 TV에서 보는 연예인들이 낯설어 보인다고 호소했다. 급기야 가족은 물론 길을 걸어 다니는 사람들까지 이상하게 보인단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이 목이 엄청나게 길고 상대적으로 다리와 팔은 짧아 보여 마치 장난기 심한 아이가 가지고 논 목이 늘어난 바비인형처럼 보인다고 토로했다.’

전형적인 ‘앨리스 증후군’ 환자의 증세다. 그 외에도 이 병의 환자들은 쥐가 사람만큼 크게 보인다거나 버스가 벌레만큼 작게 보이는 등 물체가 작아 보이거나 커 보이거나 하는 등 왜곡되어 마치 망원경을 거꾸로 보는 것과 같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앨리스 증후군’이란 병명은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유래했다. 소설에서 주인공 앨리스는 회중시계를 꺼내보는 커다란 토끼를 따라 토끼 굴에 들어가고 그 이후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1955년 영국의 정신과 의사 토드(J. Todd)가 자신의 논문에 ‘드물지만 기이한 일련의 증상들이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장면과 비슷하다’ 하여 ‘앨리스 증후군(Alice in Wonderland Syndrome, AIWS)’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불행히도 앨리스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여러 가지 가설이 있을 뿐이다. 이 중 유력한 가설은 측두엽의 이상으로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의 신체적 오류로 인한 문제로 보는 것이다. 이 증후군을 앓는 많은 환자들이 편두통의 병력을 가지고 있으며 드물게 간질 환자에게서도 증세가 보고되고 있다. 여타의 검사 등에서는 특이 소견을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우연의 일치로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 루이스 캐럴 또한 편두통 환자였다고 한다. 루이스 캐럴이 어렸을 때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기묘한 소설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어린 시절 잠깐 이런 현상을 경험했던 사람들의 증언도 적지 않다. 자고 일어났는데 천장이나 창문이 가까워져 방이 현저히 작아진 느낌을 받았다거나 TV를 보다가 갑자기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처럼 브라운관이 멀게 느껴지는 것 등 말이다.

어린 시절 잠깐 나타나는 것은 모든 신체가 미성숙 단계의 신체 시스템 오류로 그냥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계속되면 뇌에서 오는 이상 신호이므로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편두통이나 간질 환자들에게서 나타나기 때문에 안과가 아닌 신경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일단 정신의학적 측면과 심리적인 측면을 상담하고 EEG(뇌전도 검사) 등의 검사를 통해 신체적인 측면에서도 접근한다.